사람이 참, 당차고 반짝반짝하다
듣기 좋은 말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나는 당차고 반짝반짝한 사람이구나"라는 기분 좋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

나는 늘 고민했고, 뭘 해야할지 생각했다.
내가 원하는게 뭔지, 뭘 하고 싶은건지 그게 나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그 무엇하나 만족스럽지않았고, 불평불만 투성이었다.
여행을 가도 별로 내 눈에 차지않고, 여행을 가든 집에 있든 나에겐 다 똑같았다.
그러면서 스스로 "어디에서든 난 평안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심리적으로 안정되어있어서 그런가보다 라는 자기 위로도 했다.
하지만 진짜 그랬던걸까?
사실, 나는 내 스스로가 만족스럽지않아서 밖의 것들이 보이지않았던거같다.
나 이외의 것들이 전혀 신경쓰이지않았다.
내 안의 고민으로 가득차서 나는 맛있는걸 먹어도, 좋은 곳에 가도 만족이 차지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나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아니 그림을 그려도 괜찮은 삶을 살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림책학교에 갔고, 그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고 내가 속했던 세상과 다른 세상을 만났다.
내가 닮고 싶은 사람
내가 가고싶은 방향
하지만, 너무 어려운 현실을 맞닥뜨렸다.
고민은 깊어졌고, 나는 참 작은 존재였다.
그리고 내가 가진 재능이 진짜일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은 그 전보다 훨씬 선명해졌다.
여행을 가면 즐겁고, 노을이 보였다.
맛있는 음식이 혀에 닿는 그 즐거움이 좋아졌다.
내 그림이 썩 좋지는 않아도, 지금 당장은 그러해도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고
즐거운 그 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그림을 그리며 내 자신이 세상 제일 작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다시,
그림을 그리며 자신감을 회복한다.
그냥 그림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거고, 모든 사람들의 그림은 다 다르다.
각자의 생각과 개성으로 움직이는 그 움직임 속에서
자신이 없다고 그리지않는게 가장 나에겐 아까운 시간이고,
멍청한 나라도 그림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나를 위한 시간이다.
세상에 좋은 그림, 나쁜 그림은 없다.
그저 내 자신을 위한 그림, 그것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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