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국할 때까지 딱 한달 좀 안되게..딱 한번의 시술을 더 할 수 있을만큼만 시간이 남아서 엄청 고민했다.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느냐..시험관을 하며 보내느냐..
내 고민을 듣던 친구가 "둘 다 하면 안될게 뭐 있어~" 하는 흥쾌한 말을 듣고 시작한 시험관.
결론은 둘다는 안된다 ㅋㅋㅋ
1. 2020.11.23(월). 생리 3일차에 차병원 방문
-담당 선생님 바꿔서 예약함. 처음 이 병원에 왔을 때 본 A선생님이 나 인공&시험관 할때 안식년이라고 안계셨었다. 근데 얼마전부터 진찰을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A선생님에게 예약하고 진료 시작. 뭔가 조금더 내 몸에 대해 알려주는 느낌이랄까. B선생님도 좋았지만 그냥 내 마음이 하고싶은대로 하자싶어서..이번에 알았는데 FSH수치가 약간 높은 상태라고 알려주심(12-14정도였음)
-기존의 약들과 완전히 다른 약들로 바뀜
-고날에프 225IU, IVF-M HP 150IU 4일치 처방(주사바늘이 더 얇은건지 둘다 진짜 안아프다)
-이때부터 코큐텐,미오이노시톨,비타민D,퍼틸리티비타민 우먼, L-아르기닌, 오메가3, 엽산 영양제를 하루에 한번 꼭 챙겨먹음(1차때 아무것도 안먹은게 아쉬워서)
2. 11.27. 2차 방문
-초음파보고 진찰함(난포가 잘 자라고 있다고 하심)
-오늘부터는 조기배란억제제도 같이해서 하루에 주사 3방을 배에 놓아야한다. 유투브 보니 의사샘들도 주사 무서워하고 아프다고 하던데..그런걸 다 감수하고 시험관을 하는 내가 참 대단하다.
-오늘 주사놔주는 간호사샘한테 시험관 해본 적 있는지 물어볼뻔ㅋㅋ뭔가 나만 이런걸 하는건 아닌가 하는 바보같은 생각이 들어버렸다. 멘탈 잡자!
3.11.30. 3차 방문
-초음파, 진찰:1차 때보다 골고루 잘 자라고 있다고 하심/방광염 증상으로 항생제 처방;;
-선생님이 대답 시원시원하게 해주셔서 좋다고 생각.
-이번주 금, 토욜 중 채취하고 다음주에 이식하자고 하심.
-이번엔 별로 운동도 안하고 코로나가 심하기도해서 집에서 쉬면서 지내는 중
4. 12.2 4차 방문(채취 전)
-오전에 갑자기 연한 갈색의 분비물;;(다행이다 병원 안가는날 나온게 아니라..긍정적인편ㅋㅋ): 배란되고 있어 나올수 있다고 하심
-왼쪽이 덜 자라서 토욜에 채취하자고 하심
-또 피검사, 주사 맞고 집에 오는데 갑자기 멘탈 무너짐ㅠㅠㅠ혼자서도 잘 하고 있었는데 아무렇지않고 담담하게..갑자기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나만 이런데 시간 보내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무너졌다..돈은 돈대로 시간은 시간대로 다 쓰는데 아무런 결과도 없고 내 시간을 허비만 하고 있는건 아닌가싶어서 울음이 왈칵 쏟아지려는걸 참았다. 참았다.
나만 맨날 참아야하는거같아서 가슴에서 화가 났다. 남들은 다들 고생없이 애 가지고 잘사는데 난 마음 고생 몸고생 하는거같아서 슬펐다. 좀 더 욕심내고 이기적으로 살았어야하는건가. 이런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이거 한다고 신랑이랑도 떨어져지내고..
난 왜 매번 결과를 만들어내지도 못하는 일들만 하는건가싶고..나 스스로에게 모진말을 쏟아낸다
정상에게 전화가 왔다.
카톡으로 그냥 내 감정을 쏟아부어버리고 정상이 정리해주길 바랐던거같은 그때 전화가 왔다.
괜찮다고 이런 스트레스받는게 더 안좋은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나의 몫이다.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나의 몫이다.
-차병원은 주말에 3-50%의 진료비가 증액됨
5. 12.5 채취
엄마랑 기차 출발하면서 먹은 빵과 게토레이를 도착하자마자 기차 안에서 다 토해냄;;기차가 서자마자 우웩~(속이 계속 안좋아 봉투를 준비하고 있지않았으면 진짜..토한거 치우느라 못내렸을거다)
집에 와서 괜찮을줄 알고 윤미 30분 만나고 들어왔는데 이때부터 통증 시작ㅠㅠ누가 자꾸 장기를 쥐었다놨다하는게 계속 반복. 옆으로 눕기 어려움. 배쪽에 담이 붙은 느낌. 자연스럽게 걷기 어려움.
-저녁8시정도부터 포카리를 계속 먹음
-채취날 포함 4일까지 못움직임(매일 조금씩 나아지지만 움직이면 배, 갈비뼈 안이 불편한 상태)
-이식 전날 한 90프로 회복. 이식날 98프로정도 회복
6.12.10 신선5일 배아 이식(2개)
처음 병원 도착해서는 나도 모르게 긴장한건지 약간 손도 떨렸다. 처음도 아닌데말이지..
하지만 이번 이식이 진짜 마음이 편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1차랑 너무 달라서 바뀐건지, 선생님에 따라 다른건지 모르겠음;;지난 번엔 내가 스스로 걸어서 이식실(수술실같이 생긴 곳)에 가서 침대에 누워 이식하고 내가 이동침대로 바로 옮겨누우면 회복실로 데려다줬음(움직이면서 이식하고 바로 몸을 움직이는게 좀 싫었음) 근데 이번엔 옷 갈아입고 회복실침대로 안내해주시고 누워서 편히 쉬고 있으면 알아서 이식도와준다고 하셔서 그냥 누워있었다. 누워있으면 그대로 이동해서 의사샘 만나고(이식실인듯) 그대로 누워 배아 상태 설명 듣고 자세만 조금 바꿔 이식해주심. 의사샘이 잘 될거라고 이야기해주는데 정말 그 사람의 아주 약간이라도 진심이 느껴져서 고마웠다. 그리고 그대로 누운채로 회복실로 이동.
뭔가 불편함이 하나도 없어서 마음이 너무 편했다.
-나 이 의사샘 너무 좋음 ㅋㅋ
-채취 날 증상을 말했더니 난소가 부어서 그런 증상이 있었을거라고 아직도 난소가 부어있는 상태라고 하셨음.
-영양제를 챙겨먹은 덕인지 지난번보다 배아 상태가 더 좋고 11개로 몇개 더 채취되었다. 그 중에서도 좋은 배아 2개로 이식한다고 하셔서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등급은 말씀 안해주셨는데 나도 굳이 묻지는 않았다.
-그렇게 다시 회복실에서 한시간정도 누워있다가 나왔는데 그냥 마음이 좋다ㅎㅎ
-오늘은 나 스스로 찡한 마음도 없고 그냥 기분 좋게 나왔다.바로 대사관 가서 비자 찾아 대전으로 갔다.
[증상]
사실 증상으로 임신이 확인되는거라면 난 이미 애가 한 5명은 있을거다ㅋㅋ하지만 또 언제 올지 모를 아이를 생각하며 기록한다.
-이식~5일차 :아무 증상 없음
-이식 6일째 : 배가 묵직한거같으면서 뭔가 긴장된 느낌이 이따금씩 든다.
-이식 7일째 : 아침7시 공항에서 내리려는데 배에서 완전 쥐는듯하면서 방광염의 찌릿함같으면서 설사하기 전 배가 찡~하게 아픈거같은 느낌이 한 7초정도 있었다. 오전 9시에 질정제를 넣으려보니 약간의 갈색이 비치는 질정제 분비물이 나왔음. 혹시나 하는 기대에 질정제 제때 넣고 있음. 배가 땡기는거같으면서 오후에는 두통이 계속 있다. 질정 하루 3번, 식사를 잘 챙겨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식 8,9일째 : 아랫배의 미묘한 긴장감이 느껴짐(1차 때는 이때쯤 갑자기 모든 증상이 없어지고 컨디션 좋아졌었음)
-피검날(이식10일째) : 아침 소변 후 연분홍빛의 분비물(냉) 이 닦임. 저녁에는 질정제와 섞여나온 밀크코코아색 분비물
-이식 11일째 : 아침 소변 후 닦으니 갈색/분홍빛 분비물 닦임. 좀 움직이다 왈콱 쏟아지는 느낌에 보니 갈색 질정제 섞인 분비물(질정제와 같이 나옴 액체도 갈색이든 분홍색이든 암튼 그냥 냉은 아닌듯). 질정제 넣고 기구를 보니 끝에 분홍색 액체가 안쪽에 들어가있었음. 제발 고인 피가 나오는 것이길..다시 눕눕
7. 12.19 피검날
17일에 태국이 들어오면서 격리중이라 피검도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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