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분명 천재고양이
난 본능적으로 고양이, 개를 무서워한다. 내 눈과 마음은 귀엽다라고 인식하지만, 내 몸에서 소름이 돋고 얼음이 되어버리기에 사람이 아닌 생명이 닿는것은 정말 나에게 쥐약이다.
그런 내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싶어서 다가간다.
귀신같이 밥주는건 알아서 내 옆에 따라오는데, 밥그릇에 밥을 줄때 가까이오면 난 소스라치게 놀라서 멈춰버린다.
순간적으로 "저리가~"를 반복하다가 그냥 문득 "앉아"가 떠올랐다.
"앉아!"
수없이 봐왔던 개통령님의 영상들에서 배운 그 훈련방법
다가오니 "앉아"라고 말하고 기다렸다. 처음엔 역시나 못알아들은거같다. 하지만 내가 무서워한다는건 분명 눈치챘고, 뭔가를 하려고 멀리가기도 하다가 우연히 고양이가 앉았다.
넌 분명 뭔가 알고 있는 고양이다 ㅋㅋ
럭키! 내가 다시 밥그릇에 밥을 주려고 움직였다.
그러자 밥을 준줄 알고 다시 일어서길래 다시 내가 뒤로 물러섰다.
나를 째려보는 듯이 쳐다본다. 어차피 줄거 그냥 주지 뭐 이런걸 하라고하냐 그런 눈빛..
내가 그 눈빛에 넘어가지 않으니 체념한듯, 아씨~그래 한번 해준다~ 이런 몸짓으로 분명히 혼자 또 앉았다.
신기해서 돌고래소리같이 어머어머~하면서 밥그릇에 밥을 줬다.
밥그릇에 사료가 떨어지자 마자 "이봐~이렇게 줄거면서~"라는 기운을 내보내며 먹어치웠다.
하지만 분명 "앉아"를 했다.
이 천재 고양이가!이러니 내가 이쁘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지않은가.
아 천재 이자식..
이제 고양이는 짜증이 섞인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지만, 마냥 뭔가 훈련을 한거같아서 나는 기쁘기만 했다.
하지만 길고양이에게 이런 훈련을 한다고해서 그 아이와 나에게 대체 뭐가 좋은걸까 싶기도 하다.
어쩌면 그 녀석도 나와 적당한 거리가 있는 지금이 좋아서 앉아를 해준걸까..
나와 사회적거리를 유지하면서 애교는 다 보여주고, 배부르면 알아서 가버리는 그 군더더기없는 행동
정말 내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