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따오 살기]프리다이빙 호흡/20미터 내려갔다 온 날/호흡을 왜 참아야하는가?
요즘 한참 고민이 있었다.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호흡을 참는 것이 즐겁지 않다는 것.
왜 내가 호흡을 참으며 수축이 왔을 때 꿀렁대는 배와 계속 참으며 끅끅대는게 너무 그냥 고통인데, 이걸 왜 하고 있는건지 스스로 너무 모르겠는거다.
그래서 고민했다.
즐겁지 않다고.
하지만 레벨2 수업은 듣고싶고, 이런 마음이 뒤죽박죽이라 고민이 되었었다.

그리고 어제 빅바이트 러닝을 하기 위해 엘리자베스를 만났다.
(엘리자베스는 꼬따오에서 프리다이빙 강사이자, 필름메이커이자 HITT클래스 강사이자, 러너이다. 그리고 아마 내가 모르는 많은 것들을 더 하고 있는거같은 사람이다.)
만난 김에 나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프리다이버 강사니까 왜인지 내 마음을 물어보고 싶었다.
“왜 죽을거같은 느낌까지 참으면서 프리다이빙을 해야하는지 모르겠어. 수축이 오고 그걸 즐기라니..난 하나도 즐겁지 않아”
엘리자베스는 내 말에 공감해주며 99프로의 사람들이 다 그렇게 느낀다고..스스로를 푸쉬하지말고 그저 한단계한단계 조금씩 해보라고 말해줬다.
즐길 수 없으면 프리다이빙을 할 수 없다고.
“만약에 니가 호흡을 참는게 싫고 물에 들어갔다가 그냥 올라오고 싶으면 언제든 그냥 올라와. 그건 너무나 중요한거야. 다만, 니가 올라가고 싶다고 느꼈을 때 1, 2, 3을 한번 쉬고 올라와봐~그러면 니 몸이 이걸 기억하고 그 다음에 물에 들어갈 때 조금더 버틸 수 있게 해줄거야. 절대 무리하지말고, 그저 즐겨~”
와 너무 멋진 사람이다. 갑자기 띵하고 깨달음이 왔다. 내가 스스로 무조건 깊이 내려가고 레벨2를 마무리해야한다 그 생각에만 빠져있었던거다.
2분30초를 넘게 호흡을 꼭 참아야해!!
20미터를 꼭 내려가야해!!
이 생각들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그저 한단계씩 늘려가면 되는거다. 언제든 내가 원하면 물 위로 올라오면 되고, 언제든 내가 즐겁지 않으면 그만 해도 된다.
이 중요한 사실을 잊을 뻔 했다.
이걸 엘리자베스가 다시 일깨워줬다.
신기한건 이전에도 다른 사람들한테 물었었는데, 다들 그저 조금씩 연습한다고 생각하고 푸쉬하지말라고 똑같은 말을 다 해줬는데 엘리자베스 말이 더 크게 와닿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7시 요가를 가서 호흡 연습을 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괜찮아, 언제든 다시 숨쉬어도 돼~오래 참을 필요도 없고, 그저 지금 니가 하고 싶은대로해
수축이 오기 전까지 그저 행복한 상상을 하고(이전에 라이언, 데브림과 컨져베이션팀과 프리다이빙 연습가던 그 때를 상상)
수축이 오고는 괜찮아 지금 숨을 다시 쉬어도 되고, 이 다음 수축에서 숨을 쉴까, 한번 더 참아볼까,
한번 더 해볼까 스스로를 다독였다.
거의 오늘은 2분 45초까지 숨을 참은거같다.
생각의 변화로 나는 숨을 더 참을 수 있게 되었다.
신기하다.
그저 생각을 바꾼건데..
그리고 오늘 샤크아일랜드로 나, 라이언, 데브림, 투란, 백잣, 루비 이렇게 펀다이빙을 갔다.
(첫 다이브는 웜업인데 내가 늘 에너지 있을 때 해야한다는 경향이 있어서 오바하는 경향이 있다 ㅋㅋ)
처음은 에너지가 있어서 16미터를 내려갔다. 사실 더 내려갈 수 있었는데, 뭔가 내 스스로 한계를 막아둔 버튼이 다시 눌렸나보다.
16미터에서 멈추고 20초를 쉬고 올라왔다.
그리고 그다음에 다시 15미터 언저리를 계속 내려갔었다.
그리고 한번은 그 언저리에서 다시 이퀄라이징이 안되는 통증이 느껴졌다.
아마도 매 다이빙마다 정신을 잘 차리고 자세를 고치고 해야하는데, 내가 늘 까먹곤하는거같다.
정신을 조금만 놓쳐도 이퀄라이징이 안된다.

그리고 마지막 다이빙에서
고개를 좀더 숙여야지 싶었다. 그리고 덕다이빙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오!!여기가 얼마쯤인가 분명 바닥이 보이는데 싶어서 보니, 20미터 까만표시가 보인다. 그걸 한번 잡고 돌아 다시 올라왔다.
올라오면서 사실 약간 패닉과 제정신의 중간이긴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괜찮아, 나 아직 수축 몇번을 더 견딜 수 있어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올라왔다.
와!!!
20미터를 내려갔다왔다.
이제 여러번 더 내려갈 수 있는지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나 스스로 긍정적인 부분을 만났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을거같다!!
할 수 있을거다!!
하자!!
오늘 파도가 세서 아직도 배멀미하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토하지않고 지금도 잘 견디고 있다.
긍정적이다.
뭔가 다른 것들도 잘 할 수 있지않을까?
뭔가 다른 것들도 내가 조금씩 한단계씩 밟아나가면 될거같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건, 내가 다시 프리다이빙을 사랑할 수 있을거같은 느낌이 들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