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9일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아니 철학적 생각이 아닌 행복을 느껴본다. 지금 행복을 터치하고 행복하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일주일 계획을 세우고, 신나는 그 계획을 하려고 하니 아침부터 신이 났다. 주짓수, 인터뷰, 아티스트웨이, 일기쓰기, 맛있는 것 먹기, 조깅하기 등 매일매일 벌어질 계획을 보니 새벽같이 일어나고 싶어졌다. 마치 소풍가기 전날의 어린이 처럼. 계획표를 보는 것. 그 자체마져 신난다.
완벽한 환경이 주어지면 더 행복할 수 있다. 완벽한 환경은 무엇인가? 아름다운 자연, 깨끗한 하늘, 귀여운 새들의 지저귐, 파란하늘과 푸르른 나무를 보며, 편안한 의자에 앉아 일기를 쓰고 행복을 느끼는 것. 맛있는 커피와 신선한 코코넛 하나, 거기에 상큼한 오렌지 한바구니.
검은색 적당한 사이즈의 몰스킨 노트와 손에 착 감기며 멋진글이 써지는 볼펜, 손이 닿지 않는 거리의, 하지만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편안하게 누워있는 들고양이, 아침 저녁으로 나를 기다리며 밥달라고 약간의 애교를 보이는 반쯤 애완동물,
나와 함께 여행을 와, 그림그리기에 빠져있는 내 연인, 저녁에 만나 맥주한잔 하기로 되어있는 친구. 그리고 저녁 6시가 되면 멋진 광경을 보여주는 태양, 선셋. 어쩌면 뜨거운 이곳 시원한 소나기도 있을 수 있겠다.
이 모든 것이 완벽하고 여기에 더해져도 완벽하고, 덜어져도 완벽하다. 이 완벽한 환경은 지금 내가 상상하는 최고의 것. 어떤 날은 집에 있는 침대 하나로도 충분하고, 군대 제대한 어느 날은, 상관의 터지없는, 홀로 남겨진 텅빈 고시원 방에 있어도 완벽했다. 그 완벽한 날을 하루하루 채워가는 나의 기억과 경험이 또 완벽하다.

